버터떡, 두쫀쿠, 우베, 그 다음은? 국내 F&B 트렌드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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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떡, 두쫀쿠, 우베, 그 다음은? 국내 F&B 트렌드의 비밀

버터떡, 두쫀쿠, 우베는 어떻게 트렌드가 됐을까요? 국내 F&B 트렌드를 관통하는 공통점 5가지를 분석해 봤습니다.

오늘 줄 사서 먹은 그 디저트, 내일도 유행할까요? 한 조사에 따르면 F&B 분야의 트렌드 지속 시간은 단 22일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최근 유행한 먹거리들의 바이럴된 기간을 살펴보면 두바이 쫀득 쿠키 2달, 봄동비빔밥 3주, 버터떡은 단 10일이었어요.

이렇게 트렌드 주기가 점점 짧아지면서, 무엇이 트렌드인지보다 어떤 트렌드가 오래 갈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으셨을텐데요. 사실 버터떡부터 우베까지, 흥행한 F&B 트렌드에는 반복되는 패턴이 숨어있습니다. 오늘은 국내 F&B 트렌드를 관통하는 특징 5가지를 정리해 볼게요.


버터떡이 뜬 이유는? 국내 F&B 트렌드 공통점 5가지


두쫀쿠의 원조로 알려진 몬트쿠키의 두쫀쿠를 촬영한 사진입니다.

두쫀쿠의 원조로 알려진 몬트쿠키의 두쫀쿠 *출처: 몬트 쿠키

1. 해외 식재료의 한국화

두쫀쿠, 버터떡, 우베. 최근 국내 F&B 시장을 휩쓴 음식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시작된 재료나 음식에서 탄생했습니다. 두바이 초콜릿은 아랍에미리트의 푸드 인플루언서 마리아 베하라가 틱톡에 올린 영상이 7,000만 뷰를 넘기며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버터떡은 중국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의 제품이 국내로 유입되며 본격적인 유행이 시작됐죠. 우베 역시 필리핀 전통 식재료가 미국과 유럽을 거쳐 국내로 들어온 사례입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 재료들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한국식으로 조금씩 변형된다는 것인데요. 가장 대표적인 예가 두바이 쫀득 쿠키입니다.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라는 두바이산 재료를 활용하면서도 한국인이 선호하는 쫀득한 식감과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었어요.사실 두쫀쿠는 두바이 현지에는 존재하지 않는, 국내 한 카페에서 처음 만들어진 K-디저트인데요. 이 열풍이 두바이 현지로 역수출되는 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한국은 해외 트렌드를 단순히 수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재해석해 다시 글로벌 시장으로 내보내는 '트렌드 허브'로 자리잡고 있어요. 실제로 K-푸드 누적 수출액은 2024년 10월 기준 11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깨먹는 티라미수로 유명한 하트 티라미수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출처: 하트티라미수

2. 먹는 맛 보다는 보는 맛

반짝 반짝 윤기가 흐르는 버터떡, 한 입 베어물면 주르륵 흐르는 녹색 피스타치오 크림. 모두 숏폼 친화적인 비주얼입니다. 소비자는 더 이상 맛이 아닌, 눈으로 디저트를 소비합니다. 실제로 틱톡의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의 79%가 '콘텐츠에서 쇼핑의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답했어요. 맛 뿐만 아니라 비주얼적인 요소, 즉 인스타그래머블함이 점차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죠.

실제로 스타티스타 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23%가 소셜미디어의 영향을 받아 식품을 구매했다고 응답했으며, 틱톡 사용자의 55%는 방문할 식당을 소셜미디어에서 검색 후 결정한다고 답했어요. 음식을 먹기 전에 이미 온라인에서 탐색과 소비가 끝나는 구조인 것입니다.

이 흐름을 일찍이 포착한 브랜드들은 비주얼 하나로 시장을 들썩이게 만들고 있어요. 최근 화려한 비주얼로 SNS에서 화제가 된 ‘하트티라미수’는 단 6주간의 팝업 기간동안 8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AI로 생성된 앙즈깐루의 모습입니다

*출처: AI 생성형 이미지

3. 직접 만드는 재미

최근 F&B 트렌드의 흥미로운 특징 중 하나는 '사먹는 것'에서 '직접 만드는 것'으로 소비 방식이 확장된다는 것입니다. 버터떡은 찹쌀가루, 버터 등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만으로 집에서 재현이 가능하다는 점이 홈베이킹 열풍으로 이어졌습니다. 홍콩식 디저트 양즈깐루 역시 손질된 망고에 그릭 요거트를 얹는 ‘고체 버전’의 레시피가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죠.

여기에는 경제적인 배경도 있습니다. 국제 곡물 가격 인상으로 인해 빵 가격이 오르면서 직접 집에서 만들어 먹는 홈베이킹이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기 때문인데요. 트렌드를 경험하고 싶지만 비용 부담은 줄이고 싶은 소비 심리가 '만드는 재미'와 맞물리며, 레시피를 공유하고 따라 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직접 원하는 재료를 담아 나만의 조합을 완성하는 ‘토핑 경제’도 함께 주목해야 하는데요. 50여 가지가 넘는 토핑을 자랑하는 요아정은 고객이 나만의 조합을 SNS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바이럴이 됐어요. 실제로 '요아정 꿀조합' 키워드의 네이버 월간 검색량은 17만 건에 달합니다. 두끼나 하이디라오의 소스 레시피처럼 소비자가 재료를 직접 담고 레시피를 만들어 SNS에 공유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죠. 브랜드가 '완성된 음식'이 아닌 '조합의 재료'를 제공하고, 소비자가 마침표를 찍는 구조가 F&B 트렌드의 새로운 공식이 되고 있어요.


30일 오픈한 차지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에 인파가 몰린 모습 출처: 시사저널e

30일 오픈한 차지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에 인파가 몰린 모습 *출처: 시사저널e

4. 중티의 새로운 변신

국내 F&B 시장에서 중화권 음식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조악함을 지적하는 표현이었던 ‘중티’가 이제는 긍정적인 맥락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인데요. 실제로 국내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중티' 언급량 중 긍정 비율은 71.3%로 부정 비율보다 3배 이상 높았어요.

이런 변화는 F&B 업계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훠궈, 마라탕 등 식사 메뉴 뿐 아니라 버터떡, 차지, 헤이티 등 중국발 푸드나 프랜차이즈가 연달아 국내 시장에 들어오고 있어요. 이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하이디라오의 성장세입니다. 2020년 대비 무려 8배나 매출이 급증하며 한국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1천억 원 고지를 넘어섰어요.

그렇다면 중국 F&B 브랜드들이 한국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한국 소비자만들이 가지고 있는 ‘시장 상징성’에 주목하고 있어요. SNS 문화가 활발한 한국 시장은 트렌드 확산 속도가 빠르고 소비자 반응이 즉각적으로 드러나 글로벌 진출을 위한 테스트베드에 적합하다는 것이죠. 내수 침체로 국내 외식업 전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C-푸드만큼은 오히려 영역을 넓히며 독보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신세계 백화점 스위트 파크 매장 내 전경입니다.

1년 만에 1,200만 고객이 찾은 국내 첫 디저트 특화 매장 ‘스위트 파크’ *출처: 신세계 백화점

5. 스몰 럭셔리

고물가·저성장 시대에 소비자들의 지갑은 닫히고 있지만, 디저트 시장만큼은 예외입니다. 집이나 차, 명품처럼 큰 지출은 포기하더라도 버터떡 같은 만원 대 디저트 하나는 기꺼이 지출하는 소비 패턴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이를 '스몰 럭셔리(Small Luxury)'라고 합니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이 최대 규모의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를 열자 매출의 50%를 2030 고객이 차지할 만큼 젊은 세대의 프리미엄 디저트 소비는 불황에도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불경기일수록 작은 소비를 통해 위안을 얻으려는 심리가 강하게 발동되는 것입니다. 이 소비 심리가 F&B 트렌드의 확산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들고 있는데요. 버터떡, 두쫀쿠, 우베 라떼처럼 1만 원 안팎의 가격으로 트렌드를 저렴하게 경험하고 SNS에 인증까지 할 수 있는 구조가 유행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확산 속도를 높이는 핵심 동력이 된 것이죠.


두쫀쿠, 버터떡, 우베 그 다음은?

그렇다면 버터떡과 두쫀쿠의 자리를 대신할 다음 F&B 트렌드는 무엇일까요? 현재 F&B 시장은 하나의 메가 트렌드가 시장을 점유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성격의 트렌드가 병렬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한쪽에서는 SNS를 중심으로 비주얼 디저트 트렌드가, 다른 한쪽에서는 저당·건강식·제철 식재료 중심의 웰니스 소비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떤 메뉴가 뜨는지보다, 소비자의 관심이 어떤 경로로 이동하고 연결되는지를 먼저 읽어야 다음 트렌드를 선점할 수 있는 것이죠. 지금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키워드들을 살펴보겠습니다.


흑임자를 나무 숟가락으로 뜨는 모습을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출처: AI 생성형 이미지

1. 흑임자

흑임자 말차 라떼의 소비가 1년 만에 147%나 폭증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열풍이 시작된 곳은 한국이 아니라 뉴욕이었어요. 미국 음식점 리뷰 플랫폼 옐프(Yelp)에 따르면 올해 주요 트렌드로 '아시아 식재료의 부상'과 함께 흑임자를 꼽았는데요. 최근 뉴욕과 시애틀 카페를 중심으로 흑임자가 음료, 페이스트리 등에 활용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흑임자는 해외 매체에서 제 2의 말차로 불릴 정도로 말차와 유사한 점이 많은데요. 말차가 항산화 효능과 강렬한 녹색 색감으로 글로벌 카페 시장을 장악했다면, 흑임자는 세사민 등 항산화물질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웰빙 식재료인 동시에 검은색의 고급스러운 비주얼을 갖추고 있습니다. 헬시플레저 트렌드를 충족하면서도 인스타그래머블함까지 갖춘 셈이죠.

또한 가루 형태라 음료부터 크림, 아이스크림, 버터떡 같은 디저트 등 활용할 수 있는 영역도 다양해요.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흑임자 메뉴에 대한 반응이 서구만큼 뜨겁지는 않지만, 말차의 사례처럼 해외의 푸드 트렌드가 국내로 들어오는 공식이 이번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밥이 테이블에 올려져 있는 모습을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출처: AI 생성형 이미지

2. 김밥

김밥. 한국인에게는 너무나 익숙하고 흔한 음식입니다. 하지만 김밥이야말로 지금까지 살펴본 F&B 트렌드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는데요. 속 재료를 바꾸는 것만으로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가능한 모디슈머 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은 물론, 단면을 자르는 순간 드러나는 화려한 비주얼은 숏폼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가격도 1만 원 안팎으로 진입 장벽이 낮죠. 북미에서의 김밥의 연평균 성장률은 173.9%에 달할 만큼, 이미 해외에서 먼저 검증된 흐름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버터떡의 유행을 미리 예측한 롯데백화점 MD가 다음 기획으로 김밥을 선택하기도 했는데요. 지난해 15만명이 몰리며 흥행한 ‘김천 김밥축제’를 백화점으로 들여와 서울 주요 매장에서 김밥 스트리트를 선보이는 구상입니다. 최근 SNS에서도 오이 김밥이 간단하고 건강한 레시피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여기에 밥 대신 계란 지단으로 속을 채운 키토 김밥 역시 대중적인 메뉴로 정착하고 있습니다. 탄수화물을 줄이면서도 익숙한 김밥의 형태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저속노화·혈당 관리 트렌드와 맞닿아 있는 메뉴이기도 합니다.


버터떡 같은 트렌드를 우리 매장에서도 만들 수 있을까?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앞으로 어떤 메뉴가 뜰지, 왜 버터떡 같은 디저트가 뜨는지 윤곽이 잡히셨을텐데요. 하지만 트렌드를 읽는 것만큼 중요한 건 포착한 트렌드를 어떻게 매장까지 연결하느냐 입니다. 메뉴 기획, 식자재 수급, 원가 구조까지 미리 준비가 되어 있어야 트렌드를 기회로 잡을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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